수시 전형의 지형도 ①②
수시 전형의 지형도 ①②
수시 전형의 지형도 ①
수시 전형은 일견 복잡해 보인다. 대학들마다 명칭이 제각각이라 학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을 가중시킨다. 오늘부터 2회에 걸쳐 수시 전형 전반의 특징과 대비 방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수시 전형의 종류
여러 가지 수시 전형들은 중시 요소를 기준으로 크게 5가지 종류로 구분해 볼 수 있다.
① 일반 전형: 논술시험 중심
② 창의인재 전형: 심층구술면접 중심
③ 학교생활우수자 전형: 내신성적 및 학내외 활동 중심
④ 특기자 전형: 외국어 및 과학 특기 중심
⑤ 사회배려자 전형: 자기소개 서류 중심
◇논술전형: 수시의 표준
이들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전형은 ① 일반 전형이다. '일반'이라는 명칭에서부터 표준적 성격이 암시된다. 선발 인원이 가장 많아서 수시와 정시를 포함한 전체 선발인원 중 약 35% 가량을 선발한다. 뿐만 아니라 접근성 또한 높아서 수능 최저등급 이외에 별다른 지원조건을 요구하지 않는다. 내신 성적이 일부 반영되지만 실질 반영비율이 낮아서 논술만 잘 쓰면 합격에 지장이 없다.
내신 성적도 그리 좋지 않고 학교생활에서도 특별한 경력이 없으며 수능 점수도 조금 부족한 학생이 인서울 대학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수능 점수가 잘 나오는 편이라도 논술 실력이 더해져서 정시로 지원 가능한 대학보다 한 단계 더 높은 대학에 합격할 수 있다. 모든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논술 전형에 반드시 응시하여야 한다.
논술 전형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지망하는 대학 3~4곳을 선정하여 2008년 통합논술 시행 이후의 모든 기출문제를 차근차근 풀어 보는 것이 좋다. 그러려면 1주일에 2회 가량, 한 번에 2~3시간씩 공부해야 한다. 한 번은 실제 시험 시간에 맞추어 기출문제를 풀고, 나머지 한 번은 기출문제에 대한 해제를 공부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모든 대학들이 홈페이지에 역대 논술 기출문제와 해제를 게시해 두고 있다. 혼자 공부하기 어려움이 있는 경우에는 주변의 논술 학원의 도움을 받는 것을 권한다.
◇심층구술면접 전형: 말로 하는 논술
대학에서 시행하는 구술 면접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일반적인 입학사정관제에서 시행하는 면접은 일종의 인성 면접이다. 학생이 작성한 자기소개서 내용의 진실성을 검증하는 확인 면접이다. 면접 시험 직전에 3~5회 정도 면접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보는 것으로 족하다.
반면에 심층구술면접은 제시문이나 시사적 주제에 대한 학생의 견해를 묻는다. 그리고 반론-재반론을 통해 학생의 심층적 사고력을 측정한다. 이러한 면접은 논술과 동일한 내용을 구술의 형식으로 진행하는 시험이다. 교수가 필요한 내용을 실시간으로 질문함으로써 더욱 정확하게 학생의 사고력을 측정할 수 있다.
심층구술면접을 시행하는 전형은 논술 전형과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혼합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전형은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강대 등 최상위권 대학에서 선호하는 유형이다. 이들 전형에 대비하려는 최상위 학생은 평소 학기 중에 논술 공부를 통해 꾸준히 제시문을 분석하고 논증하는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여름방학부터는 주 1회씩, 시험 직전에는 5회 가량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며 대비하여야 한다.
수시 전형의 지형도 ②
수시 전형은 일견 복잡해 보인다. 대학들마다 명칭이 제각각이라 학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을 가중시킨다. 전 편에 이어 수시 전형 전반의 특징과 대비 방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학교생활 우수자 및 사회배려자 전형: 대표적 입학사정관제 전형
일반 전형을 제외한 ②에서 ⑤까지의 전형은 모두 입학사정관제 전형에 해당한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입학사정관 대면 면접을 진행하는 것은 공통된다. 세부 전형에 따라 중시 요소가 조금씩 달라질 뿐이다. 특히 ③학교생활 우수자와 ⑤사회배려자 전형은 가장 전형적인 입학사정관제 전형이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몇 년 전부터 대학 입시에 도입되어 점차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학업 성적으로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힘든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관심을 얻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입학사정관제의 본질에 대해 많은 오해들이 존재한다. 대다수 학부모들과 입시 전문가들은 입학사정관제를 내신 성적이나 활동 등 소위 스펙이 좋은 학생들을 선발하는 전형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희망 전공에 대한 강한 문제의식이다. 전반적인 학업 성적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꿈을 향한 고민과 노력이 선명한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스펙이 있다면 좋겠지만 전공과의 관련성이 예리하게 드러날 때에만 가치를 지닌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전형요소는 자기소개 서류이다. 사정관에게 학생의 고민의 깊이를 피력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여름방학 기간 중에 최소 2주 가량의 시간을 들여 여러 번 고쳐 써야만 좋은 소개서가 완성된다. 학생의 고민을 심화시켜줄 수 있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하지만 대필은 절대 안 된다. 학생이 직접 작성한 풋풋한 글의 합격 가능성이 훨씬 높다. 자기소개서 작성법은 이후에 자세히 살펴볼 예정이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의 일반 면접은 자기소개서의 진실성을 검증하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면접시험 직전에 3~5회 정도 면접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보면 충분하다.
◇내신중심 전형: 독특한 입학사정관제 전형
내신중심 전형은 내신 점수만으로 합격 여부가 결정되는 전형이다. 대학 중에서는 아예 자기소개서나 면접 없이 학생부 성적 100%로 선발하는 경우도 있다. 별다른 준비가 필요 없으며, 합격 여부가 내신 점수를 가지고 객관적으로 예측 가능하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어떤 입시 전문가들은 내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이 전형에 지원할 것을 강력히 유도한다.
하지만 이 전형은 전국 고교의 내신 우수자들이 모두 몰리기 때문에 하향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 결정적 함정이다. 상위권 대학들은 대부분 내신 1.5등급 이내에서 합격이 결정된다. 서울 강북 지역에서 전교 1등이었던 한 학생은 내신이 1.7등급 정도 되었다. 담임 선생님의 강력한 권유로 내신 전형으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에 합격했다. 이 학생은 결국 자신의 대학에 만족하지 못하고 재수를 결정했다.
내신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논술 전형이나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에 다른 전형을 우선적으로 준비하고, 내신 전형은 보험 성격으로 하향해서 1개 정도 지원하길 권한다.
◇특기자 전형: 지원 자격이 까다로운 전형
이 전형은 주로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수학이나 과학, 예체능 특기자로서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실력을 검증받은 학생들이 지원하는 전형이다. 그래서 일반적인 학생들은 아예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다만 외국어 특기자 전형은 예외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공인 외국어 점수(예를 들어 TOEFL 110점 이상, TEPS 900점 이상)를 충족하면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독일어·일본어·중국어 등 제2외국어도 가능하다. 그리고 외국어로 약 15~30분간 면접이 진행된다. 분당 지역의 한 학생은 고3 초반부터 외국어 특기자 전형으로 방향을 확실히 잡은 뒤 1년 간 영어 말하기를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전국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결국 서강대에 진학했다. 결단력 있는 전략적 선택이 성공의 비결이다. 다른 학업 성취도는 전반적으로 부족하지만 외국어에 확실한 흥미와 소질이 있는 학생이라면 집중적으로 준비해볼 만하다.
지망하는 전형을 최대한 빨리 결정한 뒤 필요한 준비를 차근차근 해 나가는 것이 합격의 지름길이다. 논술 전형은 모든 학생이 필수적으로 준비하면서 지원 가능한 다른 전형들을 1~2가지 정도 부가적으로 준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정재용 프로세스논술학원 논술팀장은 메일을 통해 칼럼 독자와 소통하고 있습니다.
[출처-머니투데이]